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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천사혈요법 1권

이론편

  • 침술에 대한 견해

    침술은 오래 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훌륭한 의술이다. 나는 어떠한 의술이든 우리 인체의 질병을 다스리기 위해 전해 내려오는 것이라면 부정하지 않는다. 어떠한 방법이든 그것이 질병을 치료함에 있어 효력이 없다면 중간에 없어졌지 맥을 이어올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중시하는 것은 침술이 효과는 분명히 가지고 있는데 우리 인체의 질병을 어디까지 다스릴 수 있고, 침술의 어떤 기능이 우리 인체의 질병을 치료시키는가 하는 것이다. 이것을 알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인체의 원리를 이해하고, 침을 꽂으면 인체에 어떠한 반응을 일으키는지를 알아야 한다. 그러한 반응이 왜 일어나는지를 알면 침술의 효과와 침술의 한계를 정확히 알 수 있다. 사람의 몸에는 누구나 ()’라는 것이 흐른다. 사람마다 강약의 차이가 있는데 이러한 차이는 왜 생기는 것일까? 먼저 '기'라는 것이 무엇인가부터 설명해 들어가 보자. ‘란 인체에 흐르는 전류로서 이 전류는 몸을 움직이는 데 사용된다. 우리 몸의 모든 근육세포들은 체세포 약 6마리를 한 가족으로 하여 뇌세포 하나와 신경선 한 가닥으로 전화선처럼 뇌와 연결이 되어 있으며, 마음이 움직이고자 하는 것을 뇌에 지시하면 뇌는 움직이고자 하는 신경선에 전류의 강약을 정하여 보내고 전류의 강약에 따라 근육세포가 수축과 이완작용을 일으켜 몸을 움직이게 된다. 이러한 전류의 힘이 강하면 강한 힘을, 약하면 약한 힘을 전달 받아 쓰게 된다. 다시 말해 전류가 강한 사람이 강한 힘을 쓸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전류의 강약은 어떻게 생긴 것일까? 그것은 전류가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 모든 물질은 서로 교행을 하면 전류가 발생한다. 인체의 구조를 보면 피의 흐름에 있어 동맥과 정맥이 교행하게 되어 있다. 즉 내려가는 피와 올라오는 피가 교행하게 되어 있는 구조로서, 이때 전류가 발생하고 전류의 강약은 곧 피의 흐름의 속도에 의해 정해진다. 이것을 힘과 연관시켜 설명하면, 피의 순환이 잘 되는 사람은 강한 힘을 쓸 수 있고 피의 순환이 느린 사람은 강한 힘을 쓸 수 없다는 것이 된다. 침술을 이해하려면 전류를 전달해 주는 신경선을 잘 이해해야 한다. 신경선은 전화선을 연상하면 되는데 각 신경선은 전화선의 피복처럼 전류를 차단하는 피복으로 덮여져 있다. 이 신경선에는 항상 미세한 전류가 흐르고 있는데, 침을 꽂으면 두 신경선에 흐르는 전류가 합선이 되는 이치로 열이 발생하고 온도가 올라가게 된다. 열이 혈관을 확장시키고 혈관이 확장되면 피의 흐름에 도움을 주게 되고 피가 잘 돌면 경직된 근육이 이완되어 부드러워져 통증이 사라진다. 한편, 침술과 염증과의 관계를 살펴보면 침이 염증 균을 직접 죽이는 것이 아니다. 우리 몸에 종기나 염증 균이 자리를 잡았다고 하는 것은 이미 그 부위에 혈관이 막혀 백혈구가 접근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고 보면 된다. 침입 균을 잡아먹는 것은 우리 몸을 지키는 백혈구로서, 이는 혈액 속에 살면서 혈관을 따라 이동하며 침입 세균을 잡아먹는데, 혈관이 막히면 이 백혈구가 염증이 있는 곳에 접근할 수 없게 되고, 그 부위에 염증이 생기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침을 꽂으면 앞에 설명한 이치로 혈관이 열려 피가 돌게 되고 백혈구가 열린 혈관을 따라 들어가 침입 균을 잡아먹으면 염증이 치료된다. 다른 이치로는, 몸의 입장에서 보면 침은 일종의 침입자로서 침의 강한 자극은 침을 물리치기 위해 몸에 흩어져 있는 백혈구를 침 주위로 몰리게 할 뿐만 아니라 신경선에 흐르는 전류를 역류시키는 기능을 한다. 양쪽 22번 팔기미혈에 침을 놓으면 2위장혈에 전류가 마주쳐 열이 발생하며, 양쪽 44번 앞쥐통혈에 침을 놓으면 3번 뿌리혈에 열이 나게 된다. 여기에다 침술을 한층 더 잘 응용하고자 하면 누전의 원리를 이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물고기를 잡는 배터리의 두 선을 1터 띄어 물에 담그면 전류가 퍼지는 사정권은 그것을 중심으로 사방 1미터가 되며, 두 선을 2미터 띄어 물에 담그면 그것을 중심으로 사방 2미터까지 전류가 미치는데 이때 전류는 미치지만 전류의 힘은 그만큼 약해진다는 누전의 원리를 그대로 침술에적용해 볼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침을 놓을 때 항상 대칭으로 놓는다. 위에서 설명한 침술의 효과를 간단히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침 주위의 온도를 상승시키는 효과
    둘째, 침 주위로 백혈구를 모이게 하는 효과
    셋째, 신경선에 흐르는 전류를 역류시키는 효과

    침을 우리 몸에 꽂으면 이러한 세 가지 변화가 일어나며, 침술의 핵심은 피를 잘 돌게 하는 데 있다. 그런데 여기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침술로 잠시 응급 기능으로 일시적 피를 돌게 할 수는 있어도, 침술만으로 어혈을 근본적 제거시킬 수는 없다는 것이다. 모세혈관을 막고 있는 어혈의 양이 적을 경우에 한해서 잠시 피를 돌게 하고 피가 잘 돌아 줌으로서 일시적 효능을 낼 수는 있어도 모세혈관을 막아 피를 못 돌게 하는 주범인 어혈을 근본적으로 녹여 소멸시키는 기능은 없다는 것이다. 피가 못 도는 직접 원인은 어혈이 모세 혈관을 막아서인데, 이 어혈을 침술로 완전히 제거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어혈을 제거시킬 수는 없어도 침을 놓으면 통증은 완화된다. 앞서도 말했거니와 침을 놓으면 누전의 원리로 체온이 올라가면서 혈관이 확장되고 어혈과 혈액의 농도가 일시적으로 묽어지는 효능이 있어 피가 잘 돌고 피가 돌아 줌으로서 일시적 치료의 호전 반응은 보이지만, 침을 빼고 체온이 내려가면 어혈의 농도는 다시 뻑뻑해지게 된다. 다시 말하면, 침을 놓아도 어혈 자체가 완전히 분해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마치 어혈을 양초에 비유하면 온도가 올라가서 초가 녹지만 온도가 내려가면 다시 굳어지는 것과 흡사하다. 다행히 막힌 어혈의 양이 적어 다시 막히지 않으면 침술만으로 치료가 될 수 있지만, 치료되었다 해도 침술의 효능은 아픈 부위의 어혈을 잠시 다른 곳으로 이동시킨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이렇게 이동된 어혈은 언제든 몸을 한바퀴 돌면 다시 제자리로 올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것이 침술의 한계임을 인정하고, 침술만으로 모든 질병을 다스린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내가 침술을 이용하는 것은 한약을 복용하여 어혈을 녹일 때 어혈을 빨리 녹이기 위한 것이며, 어혈을 빨리 빼내기 위한 보조 수단이다. 결국 우리 인체의 구조로 볼 때, 어혈을 적당히 녹여 몸 밖으로 빼내버리는 것만이 재발을 막는 제일 완벽한 해결방법인 것이고, 그것이 곧 심천(心天)생리학, 심천사혈요법인 것이다.